[4.4.4]와 [애마부인]..공포와 금지라는 것 영화소개와평론


두렵고 금지된 것에 대한 궁금함, 그걸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구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하나? 참 어려운 일이다. 심연에 있는 것에 대한 끝없는 궁금함과 그것에 맞서는 공포. 양립하는 두 갈구의 끝에는 뭐가 있나? 계속 궁금하고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들. 그런 것이 바로 영화다. 그런 영화에 대해서 조금 봤다. 2007년 미국-러연방 합작 영화 [4.4.4]가 있고, 1982년작 한국영화 애마부인이 있다. 참고삼아 소개하면, [애마부인]은 많이 알려진 [愛馬부인]이 아니다. 바로잡으면 [愛麻부인]이다.'말을 사랑하는 부인'이라는 통속적 서술이 틀렸다는 것이다. 확인하고 싶다면 영화의 전반 크레딧을 직접보도록.

롤랑조페의 07년작 [4.4.4]도 기실 이상한 제목이다. 매력적이고 마력적이지만 원어제목에서는 한참 벗어나 있다. 원 제목으로는 [CAPTIVITY], 즉 '감금'이라는 뜻이다. 폐쇄공포를 창출하는 공포의 미학이 묻어있는 제목이다. '애마'가 영화 주인공 이름으로 유명한 쎄미포르노 '엠마뉴엘'을 음차하여 빌려온 것 처럼, 해석에 혼동이 오는 것은 영화의 기호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4.4.4]는 감금영화다.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인간공포의 하나인 '폐쇄'에 대한 노력이 보이고 읽히기 쉽기 때문이다. 쟝르로는 조금 올드하고 좋은 작품이 드물다는 한계가 있다. [4.4.4]는 최근 작품에서는 제일 좋은 편이다. 클리쉐가 많고, 퀴즈출제하는 듯한 장난이 옥의 티다. 감독 롤랑조페는 수상에 빛나는 명작 [미션]으로 유명하며, 그것에 비하면 특이한 작품이다. 왜 갑자기 상업영화 쟝르로 전향했는지는 쫌 궁금하다.

[애마부인]은 보통 작품으로도 보지 않는 것이다. 10부까지 제작됐고 뒤로 갈수록 더욱 조잡해진다는 이 쟝르릐 전통을 착실히 계승했다. 다만 1편만은 쫌 존중할 가치가 있다. 유명한 씨리즈의 첫 작품이며, 80년대 쟝르혁신의 시조격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애마부인]은 허섭한 면이 크다. 그러나, 82년이라는 시간성을 생각하고, 82년이라는 공간성을 감안하면 이것은 일종의 쟝르혁신, 쟝르개발 영화로 볼 수 있다. 80년을 관통한 외설영화의 선도자 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정인엽이고 제작은 최춘지다. 모두 우리 영화계의 원로들이다. 타계하셨느지는 모른다. 확인하도록.

영화가 영화가 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에는 저항과 투쟁이라고 할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상업/예술 어느쪽이건 영화가 영화로서 될 때는 수많은 전투가 산발적으로 전개됐다. [애마부인]의 80년대는 공개적으로 검열과 등급검토가 자행됐고, 영화는 공개적으로 만신창이가 됐으며, [애마부인]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회성이나 성을 표방한 영화는 그정도가 더욱 심각했다. 이번 감상한 것은 VHS비디오였는데 정상적 편집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걷어내고 있었다.

이런 투쟁은 영화의 현대가 되면서 자본과의 대립구조를 형성했다. 영화에 돈을 대는 측은 영화가 더욱 상업적, 자극적이 되길 원한다. 그래야 자신들의 몫이 올라가고,수익률이 제고되기 때문이다. 주류영화의 논리는 자본의 이윤율운동과 절대 배치되지 않는다. 그리고, 감독은 타협과 절충을 해야한다. 작품성있는 [미션]의 大감독 롤랑조페는 느닷없이 호러필름으로 전향했으나 그 장인적 솜씨는 여전하다. 쟝르와 하위쟝르의 내재성에 충실한 보수적 영화며, 상업영화로 됨이 분명하지만 뭔가 포인트를 잡아내는 능력이 있다.

영화가 영화내부와 영화외부에서 산발적으로 전투를 벌이고, 그것이 영화제작의 조건이 됨은 분명하지만 관객은 그것에 의외로 무지하며, 결과지향적이다. 영화를 꼭 결과물로서 작품만 보거나 거기서 재미의 수준을 측정하는 것에 영화제작이나 영화가 어떻게 사회, 자본, 검열, 통제, 광고, 국가 등과 관계를 형성하고 그래서 무엇이 나오는지 관심을 가져본다면 더 높은 수준의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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