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가 영속할지는 알수없지만...징검다리로서 존재하는 국가를 생각한다....
공교로운 일이 겹쳤다. 어머니께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하셨고, 불운한 미국은 오바마 의보개혁이 상원통과후 하원도 통과했다. 아직 확정하는 과정과 그 상세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충실히 모르지만 아마 누더기가 되지 않았을까?....그것이 당대 미국내 역관계와 의료를 둘러싼 계급투쟁의 일정한 결과물, 그리고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들의 한복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사실들>
1)영국은 환자가 병원을 가면 무상진료는 물론이고 여비와 식비도 병원에서 타간다.
2)한국 송도엔 민간의보를 위한 최고급병원들이 설치되고 있다.
3)이건희는 병이 나면 미국 존스홉킨스로 유람가서 고급진료를 반는다.
4)용산 뒷거리엔 큰병이 나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행려병자 천지다.
5)작년, 제작년 서울에선 의료보험을 둘러싼 크고 작은 쌈이 그치질 않았다.
6)세브란스는 최근 안락사/존엄사를 위한 기준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7)안구이식이 김수환추기경 선종을 계기로 일반에 많이 알려졌다.
8)민간보험회사가 파는 보험상품광고가 지상파/케이블을 도배하듯이 한다.
9)북녘동포들은 알려진 국가의료체계들에 불구하고, 연전 아사와 병사를 수도없이 했다.
국가가 관리하는 고유 부문에 의료가 포함된 것은 상식같다. 그런데 그것에 불만족스러운 계층, 나같이 그것에도 감지덕지하는 계층. 사회는 이렇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다. 그런 곳에서 사는 우리는 불만족과 불행을 공유하면서 언제나 한 곳을 바라볼까? 영원히 다른 곳만을 향하는 서로 다른 우리는 아마 같은 길을 가지 않는가 보다.
그런 예측이 있었다. 사회가 서로 따로 주고받는 다른 사람들의 서로 다른 구성으로 갈 것이라는 그런 예측. 우리 사회의 '우리'가 이젠 떨어질 것만 같은 세상에서 그런 세상이 바람직한가 생각해 본다. 글쎄. 사람들의 말이란 원래 겉과 속이 다른 법이라 진정 무슨 생각을, 무슨 꿍꿍이를 하는지 알 수 없고, 또 그걸 바람직한 대안으로까지 생각한다면 더 알 수 없을 것 같다. 알 수 없는 것은 무지 많고, 그 많은 알 수 없음은 많은 또다른 길을 앞에 벌려놓겠지.
최소한의 공유점이라는 게 있었고 그걸 넓힌다고 하지만 미래사회를 솔직하게 생각한다면 그게 '국가'의 존재이유로 얼마나 타당한지는 모르겠다. 국가, 그 알 수 없는 실질에 대한 명상이나 해야하나?....비교가 될지는 모르지만, 미국은 많은 당파적 분기점들과 저항을 무릎쓰고 찢어진 사회를 꿰메려 한다.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여기는 어딜까? 미국이 아니라 벌어지는 일들만 연신 신문에 오르내린다.
써커스를 보는 듯한,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곡예와 같은 일들만 횡횡하는 세상에서 뭐라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갑자지 떠오른 단어가 '국가'다. 아쉬울 때 소환하는 유령도 아니고, 이제 폐기하리라 믿지도 않지만 갑자기 괴물로 알았던 이 이름이 떠오른다.... 공교롭게 어머니는 국민건강보험의 망으로 진입하셨고, 오바마는 숙원의 하나를 누더기로 통과했다. '국가'라는 공통어로 묶으면 또다른 의미가 나올듯한 두 사건이 함께 일어났고 그렇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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