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라는 IMAGE에 대하여...그 현상과 철학 --피메일페르소나

이미지(image)라는 말을 철학용어로 어렵게 배웠다. 그런데, 지금 그것에 대해서는 백지(blank)가 되어버렸다. 언어는 증류되고 증발한다... 이제 실종된 그 언어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심상(心像),표상(表象),개념,관념,이미지,인상,상징,전형,화신,묘사,표현,비유,모습,외형,영상,상"이라고 되어있다. 어렵고 복잡하고, 마치 내 머리속의 체계같다는 느낌이다. 지우개가 있다면?

좀 쉽게 배운 이미지에 대한 다른 뜻이 있다. 그건 마케팅에서 사용한 이미지에 대한 설명인데, 브랜드를 설명할 때 사용되는 것이다. 기업의 마케터는 상품의 브랜드에 대해서 뭔가 모습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소비자는 그것에 대해서 나름의 집합적(collective)인 이미지를 만들고 투사한단다. 여기서 처음에 마케터가 고안한 브랜드의 것과 소비자가 가지게 되는 이미지는 교집합이 있지만 완전히 중복되는 건 어려운 것 같다.

이미지....그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없고, 여배우도 그렇겠지? 이 소재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고인이 된 이은주다. 그 사건 후에 있었던 세평의 일부는 여배우에게 이미지는 치명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고 이은주는 [주홍글씨]를 찍고 공개된 후 그때의 이미지에 대해서 고민을 무척했다고들 했다. 뭐 그런 세평과 세간의 이야기는 무척 많고 사실여부는 잘 확인되지 않는다.

쫌 잔인한 얘기를 잘 하는 친구가 있다. 직업상 이런 얘기를 많이 아는 친구인데, 그 친구 표현에 의하면 "상품"이라고 했다. 아직 여배우에 대해서 환상이 남은 사람에겐 무척 듣기싫은 표현이다...하여튼 어른스럽게 말할 때, 여배우건 남배우건 할 것 없이 '상품'이라고들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그러기로 했다. 그리고 그 거북스러움은 잊기로 했다. 자본주의에서는 누구던 삶을 위해서 노동력을 공급하는 존재며, 그런 면에서 누구던 노동자며 상품'같이' 교환되는 존재다. 그런데....

그 상품들이, 고안된 메세지를 전달하는 객체 상품들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그것을 팔아줄 소비자와의 이미지의 간극에서다. 누구던 자기가 손쉬운 존재라는 것을 감당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고장난 상품들은 고민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상품들이 뭘 생각했는가는 알 수 없지만 그때 세평은 그런 식으로 이해됐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도식적인 기분이 들고, 마치 동일시된 것과 같아, 솔직, 별로 쓰고 싶지는 않지만, 하여튼 그런 해석을 해 보았다. 

이은주라면, <주홍글씨>에서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관객의 입장에서라면 어떤 이미지가 보내지건 관객들은 쫌 다른 형태로 이미지를 받아드린다. 그게 이은주 개인이나 그 배역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만들어진 것과 어떤 관계가 있나? 쫌 다를 것이고 아마 교집합은 있을 것 같다. <주홍글씨>의 배역을 생각하면 거기서 이은주 개인에 대해서 뭔가를 추출하는 것은 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영화는 영화다.

불만스러운 건 전개되는 방식이였다. 다시 앞의 그 친구를 예시하면, 다 안다는 투였다. 그 친구는 항상 전지전능했다. 내게 불만스러운 것은 그 친구같은 사람이 많다는 점였다. 그 전지전능함과 지고지순함은 우리시대 심리적인 유형(type)의 하나로까지 보였다. 당췌 존중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이미지라는 것을 마케팅이론에서 쫌 끌어드렸는데, 사실 이론이란 게 현실로 들어오면 별반 믿을게 못된다는 생각도 쭉 했다. 이론은 이론이 노는 자장에서 이론으로서, 또 다른 담론으로서 유의미하다.

난 이 마케팅이론을 존중한다.그런데, 쫌 불만스럽다. 이 이론에서는 뭔가 틀린게 있다. 첫째, 이미지를 말하는데 구체적 상품성과 노동이 배제된다는 점이다. 형이상학적인 사유가 제일 실천적인 마케팅에조차 감염됐다. 여배우가 영화를 찍거나 광고를 찍을 때 벌어지는 다른 여러 층위와 관계들이 다 제거되었다. 영화나 여배우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용하지만 구체적인 층위에서는 상품적인 관계와 가치부가적 층위가 함께 상존한다는 점이다.

둘째, 메세지와 이미지가 서로 오갈 때 뚜렸한게 배제되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 모델을 영화에도 사용하는 이유는 이 개념틀이 단지 마케팅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분과학문 분석체계에 두루 사용되는 커뮤니케이션 모형이기 때문인데, 씸플하지만 모호함으로서는 너무 지나치고 모욕적이다. 끊임없는 불분명함은 여배우에게 독이됐다...

셋째, 이미지가 물질일까? 사물일까? 이미지에 대한 터무니없는 공상은 그 물질성을 배제했고, 사물으로 수렴될 아우라를 흐려지게 했다. 그런 허구적 도식은 여배우도 망쳤고, 마케팅도 망쳤으나 영화흥행만은 성공시켰다. 관객은 자기가 기만당한 걸 알까? 중심을 둘러싼 모험은 기실 중심으로 주~ㄱ 빨려드는 큰 진공임을 알 수 있을까? 영화조차 현금의 분배되는 방식이 핵심인데, 이런 모형은 그런것에 대해서는 배제하고 있다. 또 다른 얘기라고 치부하고 배제되는 것에 진실이 있는 법이다.

정리하면, 여배우는 진정 상품이다. 그건 우리시대엔 일반적인 사실이다. 그 잔인한 친구가 말한 것 중에 사실은 아주 많았다. 싫지만...뭐 그런 걸 내도 이론처럼 증명하고 담론처럼 구성하려 했지만 사실 역부족였다. 중요한 건 이런것에 관심이 아주 많다. 결국 여배우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증명하지 못했고, 여배우와 이미지라는 게 있다는 걸 내가 내게 확인했고 그것에 족한다. 사랑하는 여배우들에게 항상 좋은 일만 생기고 내가 그걸 공유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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