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면서 --자화상

감옥 같은 집에서 며칠 기분이 언짢았다. 일을 못나가고 구인난을 찾아봐도 일자리가 없다. 한동안 이럴 모양이다. 집에서 소일을 해야만 밖에서처럼 소모가 없다. 오후에는 갖고 있는 디브이디를 조금 뒤지어보았다. 한 개를 골라 조금 보았다. 옛날 다니어왔던 포럼의 연사들의 발표를 모아두었다. 가장 앞쪽의 두 개만 보았다. 처음 것은 10분인데 다음 것이 꽤 길어 1시간이 조금 안 되게 보았다. 처음에는 디지털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비트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고 인간의 생각의 직접 소산도 아니어서 반물질인데 그 말과 다르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워낙 짧게 발표해서 더 기억나는 점은 없다. 두 번째 회에서는 세계화와 탈중심화를 발표했다. 여기서 탈중심화는 자막으로 나왔고 발표자는 우리말로 비집중화라고 직접 말했다. 아마 자막을 한 사람이 해당하는 영어를 번역한 것이 발표자와 다른 모양인데 조금 이상했다. 그냥 발표자의 의도를 그대로 따라도 되지 않았을까. 발표자는 전제적으로 경제적 설명을 했다. 그 점은 나중 질의응답에서 분명해졌다. 어떤 사람이 사상이 다르게 질문을 하자 당황하며 그 점을 바로잡아 주었다. 그때 그의 논지가 분명히 드러났다. 그는 복잡한 문어적 논술 구조로 말해줘서 책을 한 편 자막으로 읽는 느낌이었다. 반복해서 쓰지만 그 편이 훨씬 낫다. 문어 구조의 설명을 자막으로 읽는 편이 보다 더 정확히 그 사람의 논술 구조를 알 수 있다. 상품권이 한 장 남아서 나가서 쓰고 돌아다녔다. 돌아다녔는데 사실은 금방 온 셈이다. 용무를 마치고나니 갈 데도 마땅치 않지만 분위기 때문에 어디 길거리를 다니기가 불편하였다. 누가 그러는데 민선 6기 대통령이 누구냐고 묻더라. 글쎄 누굴까? 저녁에 방에서 있자니 상품권 한 장을 우연히 기억해내었다. 영화를 한 편 볼까 생각 중이었다.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앉을 테니 편안할 것이다. 전에 무슨 영화 보러 갔다가 애니메이션을 한 편 봤는데 일동이 서로 율동을 맞춰 야구장에서 하듯 응원을 하였다. 조금 신기한 문화 현상이라서 논문을 조금 찾아보았더니 일본에서 물 건너온 문화현상이었다.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말소리를 놓치고 집중을 못해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는 한 번쯤 겪어보면 이해하기 적당했다. 내일도 그 극장을 갈 텐데 직원한테 물어보고 그런 영화면 피할 계획이다. 그러고 보면 영화비가 너무 비싸지만 어차피 상품권이라서 일회성으로는 상관없고 거꾸로 이익인가 싶어 조금 미안스럽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모두 다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영화가 다 재미나고 젊은 층과 문화적으로 호흡 한 번 맞춰보는 것이므로 지난 번 같은 율동 부대와 맞닥뜨리지만 않으면 상관없다. 또 그러면 직원 졸라서 환불이나 딴 영화로 바꿔달라면 된다. 요즘은 극장들 다 친절하고 소비자 권리가 강화되어서 다 된다. 내일 나가는 방향으로 마스크 끼고 호젓하게 돌아다닐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드는 이유가 시장이고 거리고 다 죽었기 때문이다. 인파를 거느리지 않고 좀 조용하고 한적하게 산보를 해볼 생각이다. 조금 일찍 나가 한두 군데 들어갈 만한 데가 있을 것이다. 문을 닫았을까? 그러면 안 되는데. 공공장소가 요즘 분위기 때문에 모두 문을 닫나? 조금 알아보아야겠다. 만일 그래도 공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조금 온도가 높은데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조금 빠른 것으로 보고 오면 되겠다. 오늘 보았듯 사실은 어디 다닐 분위기가 되지를 않지만 하루를 살면서 잠깐 다녀오는 나가 다녀오는 시간이니 이렇든 저렇든 별로 상관없을 것이다. 영화표도 거저 생긴 것이니 그냥 시간이나 조금 죽이다 올 예정이다. 결국 조금 지나서 일자리를 구인난에서 찾을 수 있으면 조금 더 바빠질 것이다. 원래 이런 분위기 되기 전까지 월 소득이 정점을 찍었었다. 그래서 그 수준에 맞춰 올 한해 소득을 예상하였었고 일이 월 두 달 좋다가 엉망이 되었다. 2월은 1월에 일어난 돈이 들어와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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