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부터의 편지 한 장 --자화상

아침에 눈을 떠 의식이 돌아와도 깨어나기 싫어 한참을 몽롱하게 버티다 그냥 일어나버렸다. 집 앞 나무들의 가지치기를 하는 전기톱의 모터소리가 무척 시끄러웠으나 매해 계절마다 겪는 일이라서 이제는 익숙해지어 그다지 많이 싫지는 않다. 간단히 준비하여 거리로 나서서 극장까지 걸어갔다. 침묵의 봄이 왔으나 거리는 웃음을 지었다. 여느 때와 달리 조용하고 붐비지 않으며 활기를 잃은 거리를 상춘하며 걸어갔다. 어느 소녀가 거리의 화단의 꽃을 사진 찍고 있었다. 무슨 꽃이냐고 물었더니 잘 몰라서 수줍어하여서 꽃 이름을 말해줬더니 화사하게 웃었다. 내가 올라온 방향으로 거슬러 가면 다른 꽃들이 사진 찍히기를 고대하면서 많이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멀리서 환경미화원 한 명이 앉아 담배를 태우면서 물끄러미 우리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극장이 있는 빌딩을 올라갔더니 극장이 텅텅 비었다. 단지 몇 명만이 응원하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기다리는 듯 자기들끼리 말을 하며 커피를 홀짝거리고 있었다. 사람이 없어 직원과 상담을 했더니 원래 보려던 영화가 시작한 지 5분이 지나서 지금 들어가도 된다고 했으나 조급히 서두는 것이 싫어 딴 영화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웃사이더>라는 대만 영화가 선전 사진이 좋아서 그래하고 보기로 했다. 황인종이 나와서 일본 영화인 줄 알고 물어봤더니 중국 영화가 아니라 대만 영화라고 하였다. 아는 바가 전혀 없는 영화이지만 밀어주는 직원의 소개를 믿고 그래하고 표를 끊었다. 아무리 분위기가 나빠도 나를 포함 3명이 본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라서 분위기가 정말 심각하다고 각성하였다. 십 년도 더 전에 어느 영화를 볼 때 나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서너 명 더 있었던 적이 딱 한 번 더 기억나기는 하였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이유를 잘 몰랐었다. 꽤 재미있게 본 영화이었는데. 이 영화는 영화나이가 1987년이다. 2.5부의 줄거리 구조를 갖추어 깡패의 졸개들이 2001년 조직폭력배가 될 때까지의 서사 중 1987년 한 해 무렵의 일을 담아두고 있다. 그 도시를 장악한 깡패는 국민당 독재정권이고 나중에 조직폭력배로 성장해 정사에 따르면 집권을 하는 조직폭력배는 민진당이다. 소년소녀의 인연을 담보로 하는 청춘 서사를 외연으로 대만의 정사를 내포하고 있다. 한 소녀가 그 도시를 지배하는 국민당 연줄의 아버지로부터 기득권을 버리고 벗어나 토착민족의 세 소년과 관계를 맺어 폭력의 세계로 들어간 후 들러리의 자리로부터 권력분점의 자리로 이른다. 그 과정에서 그 소녀의 정인인 한 소년은 죽고 소녀는 만신창이가 된다. 깡패조직은 대가 끊기는 복수를 당하고 2.5부 중 0.5부에 해당하는 14년 후가 되어 그 소녀는 조직폭력배의 보스가 된다. 내포적 영상으로 성기게 구성되었으나 만듦새가 극히 좋아 극이 뛰어나고 인물의 설정이 우리나라 영화나 미국 영화에서는 잘 못 보았던 형태로 인상적이었다. 요즘은 국내외 영화가 다 재미나서 거의 고르지 않고 현장에서 시간에 맞춰 영화를 보는 주의주장을 갖춘 사람으로서 오늘도 잘 골랐다고 자평 중이다. 일부의 지식 밖에 없는 나 같은 관객에게 대만의 현대사를 상상적 정사로 구축하는 그 설득력이 놀라웠다. 나는 처음에 영화의 주체가 나쁜 사람이라고 간주하고 영화를 보았고 그 기조를 영화의 막이 내린 후에도 기성세대의 가치관으로 유지해 보았었다. 반대신문을 통해서 영화적 주체의 정당성이 회복되면서 대만의 현대사가 한 눈에 쏙 들어왔다. 잘 먹었습니다. 오늘도 공부 한 번 참 잘 했다. 지금 대만은 새로운 역사적 도전에 직면하여 있다. 중국 공산당 독재정권과 내포적 결탁한 국민당 독재정권을 밀어낸 후 홍콩, 마카오 등과 내포적 연대하여 중국권의 분리를 꿈꾸는 몽상가 정치집단이 이제 실력을 갖춘 실권을 얻었다. 대만은 영구적으로 중국과 분리할 것이며 중국은 언젠가 거대한 독재집단으로부터 해체되어 분리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기극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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