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자가 살인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후 탈옥하여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누명을 벗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아직 영화를 못 본 사람에게 한 줄 줄거리가 주는 느낌과는 많이 다른 영상 전개가 나타난다. 고전적으로 법정이나 범죄를 다루는 영화보다는 약간 더 액션활극의 느낌이 강하다. 플롯이 누명을 벗어가는 과정을 취급했으나 보다 더 현대적인 느낌의 영화다. 각종 전자감시 장비나 차량액션이 여러 영화에서 대단히 흔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여러 영화처럼 말의 전개나 인과관계의 고리가 중심이 되어 서사가 진행되지 않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지의 세계가 영화적 주조를 이룬다. 몇 군데 서사의 전개가 복선이나 암유가 없이 그대로 진행되는 부분은 설혹 잘못 찍었어도 잘 되지 않았는가라고 생각을 했다. 무엇을 말하고자 의도했냐면 여러 영화의 서사장치가 복잡하게 꼬인 줄거리를 중심으로 관객을 희롱한다는 점에 대한 반박이다. 이 영화에도 그것과 비교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약간 더 다르다. 서사구조가 복선이나 암유의 형식을 띠는 것과 상징이나 은유의 형식을 띠는 것은 조금 더 다르다. 더구나 가시의 가지 서사의 규칙을 지킨다는 점이 명료하다면 또한 다른 말이 된다. 인위적으로 감정과 서사상의 정점이 일치되도록 그 시간조절을 연기시키는 서사의 악관행이 어느 정도 이완되었다. 단순히 서사의 전개에 고전적 플롯을 입힌 후 비교적 덜 인위적으로 서사전개양식을 지지했다. 영화의 재미는 편집의 힘인데 편집이 상당히 심하게 되었다는 감상에 조금 더 아쉽다. 편집으로 하는 일이 내가 전개한 주장과 같다고 느끼는 통념이 있겠지만 조금은 더 다르다. 영화 편집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영화의 전개가 덜 어색하다. 영화의 극적 복선과 암유가 비정상적인 대개의 억지 플롯은 심하게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그중 만듦새가 뛰어난 영화는 이음매가 보이지 않아 없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숨겨놓은 가봉선이 심각하게 많다. 이 영화는 가봉선도 다 보이어서 역설적으로 사실적이고 자연스럽다. 영화적 고정관념이 주는 비사실성과 부자연스러움은 편집상의 요소 탓이다.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것이 비사실성과 부자연스러움이라면 편집의 목적의식적 실패 때문으로 나는 용납가능하다. 그 이외의 요소 때문의 비사실성과 부자연스러움을 없앤 점이 수용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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